중산간
艮 · Gèn
산 위에 산, 멈춤을 뜻하는 소성괘가 거듭되었습니다. 고요함을 다루는 주역의 대표적인 괘이자 동양 고전 문헌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명상 지침 가운데 하나입니다.
괘사
등을 멈추어 그 몸을 느끼지 못한다. 뜰을 거닐어도 사람을 보지 못하니 허물이 없다.
기술적인 가르침이다. 고요함은 생각을 억지로 가라앉히려는 마음에 두지 않고, 감각도 욕망도 없는 등에 그 바탕을 둔다.
상사
산이 나란히 솟아 있는 것이 간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생각이 제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경계로 정의된 집중이다. 생각이 제 처지 안에 온전히 머무는 것, 그것이 경전이 말하는 몰입이다.
이 괘의 뜻
간이 거듭된 중산간은 멈춤에 대한 경전의 서술이며, 그 괘사는 유난히 기술적이다. 등을 멈추어 몸을 느끼지 못하고, 뜰을 거닐어도 사람을 보지 못한다는 대목이다. 주석가들은 이 구절을 이천 년 동안 명상의 가르침으로 읽어 왔으며, 여기에 쓰인 신체 부위는 의도적이다. 등은 몸에서 감각과 욕망이 가장 적은 곳이므로, 등을 고요하게 하면 욕망과 맞서 싸우지 않고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가라앉힌다.
여섯 효는 제31괘(택산함)가 그러하듯 몸을 아래에서 위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둘의 대응은 의도된 것이다. 함괘에서는 감응이 발가락에서 혀로 번져 가고, 여기서는 고요함이 같은 길을 밟는다. 셋째 효는 엄중한 경고다. 척추를 굳히고 허리의 경첩을 억지로 틀어쥐면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경직으로 억누른 멈춤은 참된 고요가 아니다.
다섯째 효는 고요함을 말(言)의 영역으로 이끌며, 그 표현이 중요하다. 말이 차례를 얻는다는 대목이다. 아예 입을 다무는 침묵 대신, 생각이 나아가는 보폭에 맞추어 정돈된 말을 뜻한다.
상사는 그 전체적인 윤곽을 제시한다. 생각이 제 처지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가르침이다. 이 책에서 이러한 태도는 좁은 식견을 뜻하지 않으며, 온전한 집중의 본모습을 가리킨다.
점을 볼 때
점을 쳐서 간괘를 얻었다면 멈추라는 뜻이다. 일을 내던져 버리는 체념과는 다르다. 뜻을 품고 단호히 걸음을 멈추어 제자리를 지켜내라는 가르침이다.
지금 발 디딘 상황 안에 주의를 모으고, 억지로 버티는 힘 대신 구조에서 우러나는 자연스러운 멈춤을 이루어야 한다. 셋째 효의 경고를 유념해야 한다. 가만히 있으려 애쓰다 가슴에 긴장과 압박이 차오른다면, 이는 참된 멈춤에 실패하여 힘으로 억지 매듭을 쥐고 있는 상태다.
여섯 효
효사는 점을 쳐서 그 효가 변효가 되었을 때만 읽으십시오. 여기서는 괘가 그려지는 순서대로, 그림의 위에서부터 아래로 나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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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구
도탑게 멈추니 길하다.
완전하며 억지가 없는 고요함이다. 이 괘에서 가장 빼어난 효이자 가장 짧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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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오
턱을 멈추니 말에 차례가 있다. 뉘우침이 사라진다.
고요함이 말의 자리에 가닿는다. 억지 침묵 대신 생각이 앞서 달리지 않도록 정돈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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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몸통을 멈추니 허물이 없다.
무리한 힘을 들이지 않고 이룬 온몸의 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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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삼
허리를 멈추고 등뼈를 굳힌다. 위태로우니 가슴이 답답하다.
몸의 경첩에 가한 억지 멈춤이다. 경직을 침착함으로 오인한 상태이며, 경전은 이를 위험으로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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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이
종아리를 멈춘다. 앞서가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니 마음이 유쾌하지 못하다.
앞선 이가 그릇된 길로 가는데 발이 묶여 있다. 이 효는 마음의 답답함을 인정하면서도 섣부른 움직임을 허락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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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육
발가락을 멈추니 허물이 없다. 곧음을 오래 지키면 이롭다.
첫 걸음을 떼기 전에 멈춘다. 어떤 일이든 멈추기에 가장 수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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